작곡가 프로코피예프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Sergei Prokofiev)는 1891년에 태어난 러시아 작곡가입니다. 프로코피예프의 작품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는 <피터와 늑대> op.67은 어린이를 위한 교향 동화입니다. 작곡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프로코피예프는 16년간의 프랑스 망명 생활을 끝낸 후 1936년 모스크바에 정착하게 됩니다. 프로코피예프의 어린 두 아들은 모스크바의 국립 어린이 극장인 나탈리아 자츠 음악극장에서 설립한 학교에 다니게 되는데 그곳에서 무대감독 나탈리아 자츠 (Natalia Sats)와 인연이 되어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 교향곡 작품을 의뢰받게 됩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곡은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를 접하게 하고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이 곡을 의뢰받고 4일 만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마음으로 온 정성을 쏟아 작곡했을 프로코피예프의 열정이 느껴집니다. 이 곡은 작곡뿐 아니라 작품의 대본까지 본인이 직접 쓴 프로코피예프의 입문용 음악 작품입니다. 1936년 5월 2일 모스크바의 네츠 로빈 극장에서 본인의 지휘로 초연하였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탈리아 자츠가 해설가를 맡은 두 번째 공연에서 열광적인 호응을 얻게 되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줄거리
이른 아침 주인공 피터가 풀밭으로 나갑니다. 풀밭에는 새가 아름답게 지저귀고 있습니다. 피터가 실수로 목장 문을 열어 놓고 나온 틈을 타 오리가 나옵니다. 새와 오리가 연못에서 놀고 있다가 서로 말다툼을 합니다. 이때 고양이가 나타나서 새를 잡으려고 하지만 피터가 큰소리로 위험을 알리자 새는 멀리 날아가버립니다. 피터가 마음대로 목장을 나와 숲으로 간 것이 화가 난 할아버지는 피터를 나무랍니다. 늑대가 나올까 봐 걱정이 된 할아버지는 피터를 집으로 데리고 가버립니다. 이때 무서운 늑대가 나타납니다. 고양이는 잽싸게 나무 위로 올라가서 늑대를 피하지만 오리는 도망치다가 그만 늑대에게 잡혀버립니다. 늑대는 오리를 산채로 꿀꺽 삼켜버립니다. 나뭇가지 위에 고양이와 새가 앉아있습니다. 늑대는 고양이와 새를 잡아먹으려고 나무 밑에서 이리저리 배회하고 있습니다. 피터가 문 뒤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다가 커다란 밧줄을 가져와서 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피터는 꾀를 내어 새에게 늑대 머리를 빙빙 돌며 유인하도록 합니다. 새가 머리 위를 날아다니자 화가 난 늑대는 새에게 덤벼듭니다. 늑대가 새에게 정신 팔린 틈을 타 피터는 밧줄로 늑대의 꼬리를 잡습니다. 때마침 늑대를 쫓아오던 사냥꾼이 나타납니다. 피터가 맨 앞에 서서 사냥꾼, 할아버지, 고양이와 함께 늑대를 끌고 동물원을 향해 행진합니다. 새들이 즐겁게 지저귀고 늑대에게 통째로 삼켜진 오리가 뱃속에서 알을 낳은 채 꽥꽥거립니다. 늑대를 잡은 피터의 힘찬 행진으로 연주가 끝이 납니다.
곡의 구성
프로코피예프가 아이들을 위해 선물하는 마음으로 작곡한 <피터와 늑대>는 해설과 오케스트라 연주로 구성됩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기 전 먼저 해설자가 나와 등장인물과 악기를 소개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피터는 현악 4중주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로 발랄하게 표현했고 화를 내는 근엄한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바순으로 표현됩니다, 늑대의 등장은 3대의 호른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오리는 오보에 소리로 재미있게 흉내 냅니다. 고양이는 클라리넷, 사냥꾼의 총소리는 팀파니와 큰북으로 표현했습니다. 새의 지저귐은 플루트의 아름다운 선율로 나타냅니다. 클래식 악기만으로 다양한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이렇게 잘 표현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작곡가의 기발한 음악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요즘도 <피터와 늑대> 공연이 오케스트라 또는 발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시대에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 공연을 즐겁게 관람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행복해집니다. 어린이의 동심은 과거나 현재나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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